🔎처벌만이 답일까… 일본 인기 공연이 선택한 ‘추첨제’의 이유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 접속했지만, 몇 초 만에 매진되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암표’ 문제의 심각성을 실감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사람이 직접 티켓을 구매하는 전통적인 암표 방식에서 벗어나 매크로와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량으로 티켓을 확보한 뒤 웃돈을 붙여 되파는 행위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른바 ‘매크로 암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인 인기 가수와 스포츠 경기, 대형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이라면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 사태가 보여준 매크로 암표 문제

대표적인 사례가 의 공연 티켓 논란이다.
2022년 미국에서 진행된 ‘The Eras Tour’ 티켓 판매 과정에서는 엄청난 수요가 몰리면서 예매 시스템에 큰 부담이 발생했고, 티켓을 둘러싼 혼란이 사회적 논란으로 확대됐다.
특히 인기 공연 티켓을 자동화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선점한 뒤 되파는 ‘티켓 스캘핑(ticket scalping)’ 문제가 다시 주목받았다.
문제는 단순히 티켓 가격이 올라가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제 공연을 보고 싶은 팬들이 정상적인 가격으로 티켓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온라인 암표 시장에서 훨씬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핑크 대만 공연에서도 드러난 암표 문제

K팝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23년 의 대만 공연을 비롯해 해외에서 열리는 인기 K팝 공연에서도 티켓 확보 경쟁과 암표 문제가 논란이 됐다.
K팝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 가수들의 해외 공연은 단순한 현지 콘서트를 넘어 세계 각국의 팬들이 참여하는 대형 이벤트가 되고 있다.
그만큼 티켓을 확보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인기 공연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는 경우가 많아 매크로와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티켓 선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처벌 강화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은 암표 판매자에 대한 처벌 강화다.
실제로 여러 국가에서는 온라인 암표 거래와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티켓 구매를 제한하거나 처벌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을 적발하는 동안 새로운 계정이 만들어지고, 거래 방식도 계속 변화하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암표상이 티켓을 대량으로 확보하기 어렵게 만드는 예매 시스템이다.
💡일본이 활용하는 ‘추첨제’
이런 측면에서 일본의 인기 공연 티켓 판매 방식은 눈여겨볼 만하다.
일본에서는 인기 아티스트의 공연이나 대규모 이벤트에서 추첨 방식의 티켓 판매가 활용되는 경우가 있다.
선착순으로 접속해 몇 초 안에 티켓을 확보하는 방식과 달리, ⚡️일정 기간 동안 신청을 받은 뒤 추첨을 통해 티켓 구매 기회를 배분하는 방식이다.
물론 추첨제 역시 당첨되지 못하는 팬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적어도 ‘누가 더 빨리 서버에 접속했느냐’ 또는 ‘누가 더 강력한 자동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느냐’가 티켓 확보를 결정하는 구조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즉, 속도 경쟁을 확률 경쟁으로 바꾸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실명 확인’과 ‘디지털 티켓’
최근에는 실명 기반 예매와 모바일·디지털 티켓을 활용하는 방법도 등장하고 있다.
예매자 정보를 확인하고 공연장 입장 과정에서 본인 여부를 확인하면 티켓을 다른 사람에게 쉽게 넘기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여기에 1인당 구매 수량 제한, 이상 거래 탐지, 계정 인증, 결제정보 확인 등을 결합하면 매크로를 이용한 대량 구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AI 기술도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계정이 짧은 시간 동안 비정상적으로 많은 요청을 보내거나, 여러 계정이 동일한 패턴으로 접속하는 경우 이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결국 매크로를 막는 기술 역시 AI와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암표 문제의 핵심은 ‘티켓의 공정한 배분’
암표 문제를 단순히 ‘불법 거래를 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문제’로만 바라보면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더 근본적으로는 한정된 티켓을 실제 관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공정하게 배분할 것인가라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선착순 판매는 간단하고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인기 공연에서는 매크로와 자동화 기술을 가진 사람이 유리해질 수 있다.
반면 추첨제는 무작위성을 도입해 속도 경쟁을 완화할 수 있다.
여기에 실명제, 구매 수량 제한, 디지털 티켓, 양도 제한, 이상 거래 탐지 등을 적절히 결합한다면 암표 시장의 규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술이 만든 문제, 기술로 해결할 수 있을까
매크로 암표는 기술 발전이 만들어낸 새로운 사회적 문제 가운데 하나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여러 장의 티켓을 구매했다면, 이제는 자동화 프로그램이 훨씬 빠른 속도로 수많은 요청을 보낼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암표를 팔면 처벌한다”는 접근을 넘어 예매 단계에서부터 자동화된 대량 구매를 차단하는 기술적 장치가 필요하다.
앞으로 인기 공연의 티켓 판매 방식도 더욱 다양해질 가능성이 있다.
선착순, 추첨제, 실명제, 팬클럽 우선 예매, 디지털 티켓, AI 기반 이상 거래 탐지 등이 서로 결합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하나다.
공연을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매크로 프로그램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합리적인 기회를 갖고 티켓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세계적인 스타들의 공연이 늘어나고 K팝의 해외 공연도 확대되는 만큼, ‘암표와의 전쟁’ 역시 앞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다.
어쩌면 해답은 암표상을 잡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암표가 생기기 어려운 예매 시스템을 만드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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